한국골프산업백서 2016

1. 발간사

골프는 서양의 중세시대 귀족과 부르주아 같은 특정 계급의 전유물로서 인식되어 왔었으나 점차 그 대중적 인기가 높아져 오늘날에는 개인 차원에서 건강 증진, 여가 선용 그리고 친목 도모와 같은 삶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고용 창출, 국가
이미지 제고, 국제 교류 등 경제 효과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구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골프 산업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괄목한 만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골프가 1982년 뉴 델리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 대표팀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수 차례 우승을 차지하였으며, 1998년
LPGA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 선수가 한국인으로서 첫 우승을 하면서부터 세계인의 기억 속에는 강렬한 ‘골프 코리아’가 각인되었습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116년만에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한국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의 박인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골프 향유층을 보다 확장시킬 수 있는 대중 골프장 및 연습장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첨단 ICT 기술을 이용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의 활성화,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 거품을 제거한 골프용품 시장의 질적 성장 등으
로 인해 골프는 대중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 저변 확대 및 영향력 강화를 위해서는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통적인 골프 문화에 ICT 기술과 한국의 여가 문화를 결합한 스크린 골프와 현재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플레이의 경험을 선사하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학교 스포츠 중심의 골프 문화를 추구하여 엘리트 선수의 육성뿐만 아니라, 생활스포츠로서 골프를 즐
기는 인구가 늘어날 수 있도록 여건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골프산업백서 2016』은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의 강준호 소장님을 필두로 한 탁월한 연구진들이 복잡한 한국골프시장의 스포츠 산업 구조를 연구팀만의 새로운 개념인 ‘스포츠시장가치망’을 도입하여 분석한 역작이라고 말
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백서는 정부 관계자 및 스포츠 산업 종사자들을 위해 한국골프시장의 세세한 ‘해부도’이자 희망찬 ‘청사진’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우선, 본 백서의 토대가 된 프로젝트의 연구와 집필에 힘써주신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 강준호 소장님과 여러 박사님, 연구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골프 문화를 만들어낸 골프존을 근간으로, 2015년에 설립되어 대한민국 프로골퍼 육성 사업, 차세대 골프지도자 양성 사업, 골프산업 전문가 및 학술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원골프재단을 늘 한결 같은 마음으로 성원해주시
는 재단 이사님들과 불철주야 사무국 업무로 분주하신 재단 직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7년 4월

유원골프재단

이사장 김 영 찬


2. 머리말

한국골프시장은 1980년대 이후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통계마다 정확한 수치는 다르지만 국내 골프인구는 대략 총인구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그동안 20-30대 인구의 참여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유소년과
노령인구를 제외하면 실제 골프 인구의 비중은 더 높을 것입니다. 2015 세계 골프 보고서(World Golf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 골프용품시장의 Top5는 미국, 일본, 한국, 영국, 캐나다 순으로 한국은 세 번째로 큰 시장에 위치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대중골프장의 비중도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2013년 대중골프장의 비중은 약 35%정도였으나, 2016년에는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골프장의 홀(hole) 수 비중이 거의 같은 수준에 이르렀고, 2017년에는 대중골프장이 앞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골프인구증가와 세계 무대를 석권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골프 전문 케이블 채널만 두 개(SBS골프, jtbc골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사회에서 골프는 ‘사치’, ‘접대’라는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건강과 여가를 위한 건전한 스포츠로서 대중화, 산업화되었습니다. 그러나, 급성장하던 한국 골프시장은 2010년 이후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골프장의 공급과잉입니다. 골프장 수는 2004년 205개에서 2015년 530여개로 10년 만에 2.6배가 되었습니다. 홀 당 이용객수와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면서 골프장 업계, 특히 회원제 골프장은 인수합병, 경영합리화, 대중 골프장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거품을
빼는 혹독한 구조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는 과정입니다. 향후에도, 모든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골프장 업계에 큰 도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자프로리그와 여자프로리그 간 불균형적 성장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여자프로골프에 대한 관심은 급속히 커지고 있는 것과 다르게 남자프로골프의 인기는 하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남녀 프로골프대회의 개최현황을 보면 2014-16년 동안 남자대회는 14개에서 12개로 감소하였지만, 여자대회는 25개에서 32개로 남자대회의 감소 수에 비해 더욱 증가했습니다.

한편, 한국 골프시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골프와 ICT가 융합되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었다는 점입니다. 시뮬레이터 기기를 활용한 골프(일명 ‘스크린 골프’)는 국내에서 나타난 독특한 현상입니다. 골프를 즐기는 데 장애가 되었던 시간적, 공간적, 금전
적 제약요인을 ICT기술을 통해 해소함으로써 새로운 골프수요를 창출했습니다. 주로 20-40대 직장인들이 여가나 친목도모를 위해 찾는 스크린 골프는 하나의 참여스포츠 유형으로써 인정받고 있으며, 이는 다른 나라 골프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스크린 골프의 성공으로 ICT기술이 골프 시장의 다양한 분야와 융합되는 현상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그동안 한국 골프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왔고 나름대로 골프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되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골프산업 관련 통계는 골프시장의 세부 구조와 규모를 심층적으로 파악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기초통계를 넘어 골프시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골프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나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민간 공급자들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마치 여행을 가거나 또는 특정지역을 개발할 때, 그 지역의 지도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와 같습니다.

본 백서의 목적은 한국골프시장의 구조와 규모를 세부적으로 파악하여 일종의 ‘지도(map)’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스포츠산업을 시장관점에서 접근한 스포츠시장가치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스포츠시장가치망은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과 그로 인해 형성된 시장이 서로 연결된 가치망(value network)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개념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골프시장을 ‘관람시장’과 ‘참여시장’으로 구분하고, 각각에서 파생되는 다
양한 시장들을 분석하여, 전체 골프시장의 구조와 규모를 파악하였습니다. 본 백서는 스포츠시장가치망을 개별종목에 적용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스포츠산업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김영찬 유원골프재단 이사장님의 남다른 통찰력과 비전 덕분입니다. 김영찬 이사장님은 한국 골프산업의 미래가 미래인재 양성과 창조적 지식에 달려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 백서는 그러한 신념의 결
과물입니다.

또한, 이 백서는 공동으로 참여한 여러 연구원들과 유원골프재단 실무자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습니다. 먼저, 산업연구원의 김화섭 박사님은 꼼꼼함과 논리성을 바탕으로 방대한 기초자료를 구체적인 시장가치망 통계자료로 전환하
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골프전문가인 권기성 박사는 골프시장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스포츠시장가치망 통계작성의 핵심적인, 그러나 정말 구하기 어려운 자료들을 확보해 주었습니다. 정보처리 전문가인 데이터사이언스랩 하완
탁 이사님은 수많은 자료를 쉽고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지현 연구원은 연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디테일을 잘 챙겨주었으며 본 백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원골프재단의 운영사
무국 임직원들은 본 백서의 기획 단계부터 출판까지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초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구체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골프시장 전체를 구조화하고 조망하는 작업은 지난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본 백서가 한국 골프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스포츠시장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 과정을 버텨내
고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유원골프재단과 연구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7. 3. 31

관악산 연구실에서

강준호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